최근 군내 각종 사고로 사망한 군인의 수는 크게 줄었지만 자살로 사망한 군인의 수는 오히려 급증, 군내 전체 사망사고의 70%를 넘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살은 최근 10여년간 줄곧 군내 사망원인 1위의 오명을 써 왔다. 이는 일반인의 경우 사망원인 1위가 암, 2위 뇌혈관 질환, 3위 심장질환 등이고 자살이 4위 이하였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군내 장병들의 관리에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한 만큼, 군내 자살 예방을 위해 징병, 복무, 전역 등 군 복무단계별로 효과적으로 장병을 관리하는 등의 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3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군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군내 사고로 사망한 군인은 113명으로 2008년에 비해 21명 줄었지만 자살로 사망한 군인은 81명으로 오히려 6명이나 더 늘어났다. 사망자 가운데 자살자의 비율은 무려 72%에 달한다. 군내 사망자 3명 중 2명 이상 꼴로 자살이란 얘기다.
군내 사망사고 가운데 자살자의 비율은 2000년 182명 가운데 82명으로 45% 정도 차지했으나 2002년 158명(50%), 2005년 124명(52%)으로 높아졌으며 2006년 60%를 넘어선 후 2007년에는 66%로 높아졌다.
군의문사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군내 자살 원인 가운데 부대의 내적 원인이 33.1%에 이르고, 군의문사위 조사에서 자살로 결론난 사망의 64%가 부대 환경적 원인으로 밝혀졌다. 군 자살에 있어 결정적이고 주요한 변수는 군복무환경, 병영문화의 폭력성, 비민주적 조직문화, 열악한 복무환경 등에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군의 자살사건 예방대책은 여전히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대별로 보호 및 관심 병사의 분류기준이 차이가 있고, 자살을 심도 있게 다루는 과목조차 없는 실정이다. 또 복무 부적응자와 자살 우려자를 대상으로 수년 전부터 실시해오고 있는 비전캠프(Vision Camp)도 캠프 진행자의 전문성 부족과 입소 병사의 낙인문제 등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공개센터 관계자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전체 사고유형에서는 자살로 인한 사고가 매우 높다”며 “군에서는 더 이상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