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아버지(김정일)이 원래는 권력세습에 반대했지만 국가 체제 안정을 위해 세습을 했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신문은 28일 이달 중순 중국 남부의 한 도시에서 김정남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김정남은 인터뷰에서 동생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정해진 것에 대해 “중국의 모택동 주석조차 세습하지는 않았다”며 권력세습은 “사회주의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도 반대했다. 그러나 국가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해한다”며 “북의 불안정은 주변의 불안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때때로 아버지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김정일을 보좌하는 김경희나 장성택과도) 좋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에 밀려 후계 구도에서 탈락한 뒤 퍼진 암살미수설이나 중국 망명설에 대해선 “근거가 없다. 위험을 느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에 대해선 “마음이 아프다. 생활수준이 향상됐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이 안정되고 경제회복을 달성하기 바란다”며 “동생 김정은에 대한 내 순수한 바람이다. 동생에게 도전한다거나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이) 교전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핵 보유나 선군 정치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2009년말에 단행한 화폐개혁에 대해서는 “실패였다. 개혁개방에 관심을 둬야 한다. 현 상태로는 경제 대국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정은과의 도쿄신문에 실린 김정은과 일문일답

--김정은에게 기대하는 무엇인가.

▶아버지(김정일)의 위업을 계승해 주민 생활을 풍부하게 하길 바란다. 연평도 사건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남(남북) 관계를 조정하길 바란다. 주민에게 존경받는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

--세습은 (북한이 표방하는) 사회주의와 모순되지 않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모택동 주석조차 세습하지는 않았다.

--중국은 왜 3대 세습을 받아들였나.

▶세습을 인정했다기보다는 북이 선택한 후계 구도를 지지한 것이다.

--중국 정부와의 관계는.

▶중국 정부 지도부에 지인은 없다. 중국은 독자적인 루트로 북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북한 경제는 어떤가.

▶(2009년 11월의) 화폐개혁은 실패였다. 개혁개방에 관심을 둬야 한다. 현 상태로는 경제 대국이 될 수 없다. 북이 가장 바라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 정착이다. 그 후에 본격적인 경제 재건에 나설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까.

▶북의 국력은 핵무기에서 나온다. 미국과의 대결 상황이 있는 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적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답할 수 없다. 아버지나 친척과는 연락하고 있다.

--암살미수설이나 망명설이 있는데.

▶근거가 없는 소문이다. 위험을 느낀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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