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군의 날 기념사를 빌미로 윤석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해가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2일 서부지구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시찰하면서 “윤석열 괴뢰가 기념사라는 데서 시종 반공화국 집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피해의식으로부터 출발한 장황한 대응의지로 일관된 연설문을 줄줄이 내려읽었다”고 말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는 괴뢰들이 떠안고 있는 안보 불안과 초조한 심리를 내비친 것”이라며 “어설픈 언동으로 핵에 기반한 한미동맹의 성격을 운운하면서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이니, ‘정권종말’이니 하는 허세를 부리고 호전적 객기를 여과없이 드러내보인 것은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해치는 세력이 바로 저들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런 서툴기 짝이 없는 수사적 표현과 과시성 행동에 세상이 웃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윤 괴뢰’가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의 문전에서 군사력의 압도적 대응을 입에 올렸는데 뭔가 온전치 못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지 않을 수 없게 한 가관이었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거론하며 주권이 침해당할 경우 핵 사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오랜 기간 간고한 도전을 이겨내며 핵강국으로서의 절대적 힘과 그를 이용할 체계와 기능을 불가역적으로 확보했다”면서 “적들이 ‘만약’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과도한 ‘신심’에 넘쳐 한발 더 나아가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 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핵보유국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생존을 바라여 행운을 비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부질없는 일일 것”이라며 “그러한 상황이 온다면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군이 날 기념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국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은 국군의 날 기념식 이후 최고수뇌부가 전면에 나서서 대남 비난 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3일 ‘대한민국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지켜본 소감’이라며 발표한 담화에서 “대한민국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들개무리의 ‘힘자랑’인가, 아니면 식민지 고용군의 장례행렬인가”라며 “이번 놀음에 대해 굳이 한마디 한다면 들개무리가 개울물을 지나간 듯 아무런 흔적도, 여운도 없는 허무한 광대극에 불과했다”고 폄훼했다.
특히 세계 최대급 탄두중량 재래식 탄도미사일로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에 대해 ‘흉물’, ‘기형’으로 표현하며 “시위행진용으로나 또는 마음달래기용으로는 맞춤하겠는지, 군사적 쓸모에 대해서는 세상이 의문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누가 고작 8t짜리 탄두나 던지자고 그런 ‘거대한 달구지’를 만들겠는가”라고 조롱했다. 또 현무-5 크기에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자신들의 방사포 1대의 투발능력이 재래식탄두 폭약량으로 환산하면 900t의 폭발력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