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330 시그너스, 4일 베이루트 출발…성남공항行
레바논에 거주 중인 우리 국민 96명과 레바논 국적의 가족 1명 등 총 97명이 4일(현지시간) 우리 군 수송기(KC-330 시그너스)를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외교부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정세가 악화되자 정부가 군 수송기를 레바논에 투입해 우리 국민과 가족 97명의 귀국을 지원했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레바논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96명과 레바논 국적의 가족 1명을 태운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는 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를 출발해 현재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 KC-330은 곧 서울 성남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동 상황이 악화되면서 우리 교민의 안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외교부는 지난 7월31일, 8월4일, 8월9일 세 차례 상황점검회의와 9월23일, 9월30일 대책회의를 통해 레바논과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의 조속한 철수를 지속적으로 권고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제 제한적인 지상전이 시작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중동 사태 긴급 경제안보점검회의에서 레바논에 우리 교민 출국 지원을 위한 군 수송기 투입을 지시했다.
현재 민항기를 통한 출국은 어려운 상황인 점, 여타 국가들이 교민 대피에 나선 점, 주레바논대사관의 근무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레바논에 거주 중인 우리 국민 96명과 레바논 국적의 가족 1명 등 총 97명이 4일(현지시간) 우리 군 수송기(KC-330 시그너스)를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외교부 제공] |
외교부는 이재용 영사안전국 심의관을 단장으로 하는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고, 정부는 군 수송기를 통한 출국을 원하는 우리 국민의 수요를 조사한 후 레바논에 거주하는 130여명의 교민 중 96명과 가족 1명 등 총 97명의 귀국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현재 레바논에는 30여명의 우리 국민이 현지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현지에는 박일 주레바논 한국대사와 공관 직원들이 남아있다.
일본은 자국민 대피를 위해 항공자위대 수송기 2대를 요르단 등 레바논 주변국으로 보냈고, 전날 레바논에서 일본인 등 16명을 군 수송기로 대피시켰다. 레바논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50여명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은 레바논에 있는 중국 공민 69명과 외국 국적의 가족 11명을 선박을 통해 인근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로 대피시켰다.
우리 정부는 이란과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레바논 등 중동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동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다양한 안전 조치를 지속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태열 외교장관은 압달라 라쉬드 부 하빕 레바논 외교장관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위해 레바논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다. 하빕 외교장관은 대한민국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peace loving country)로서 중동정세 안정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레바논에 거주 중인 우리 국민 96명과 레바논 국적의 가족 1명 등 총 97명이 4일(현지시간) 우리 군 수송기(KC-330 시그너스)를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외교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