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국빈 만찬 행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입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러시아도 “북한에 대한 주권 침해이자 내정간섭”이라며 동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외무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서울의 이러한 행동은 북한 주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자 독립 국가의 합법적인 국가·정치 체계를 파괴하고 자주적으로 발전할 권리를 박탈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평양을 포함한 북한 영토에 남한 무인기가 전단을 살포했다는 북한발 보도가 있었다면서 “최근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한 당국은 북한의 경고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무모한 도발 행동으로 한반도 상황을 악화하고 실제 무력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러시아는 북한과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기초한 것을 포함해 한반도에서 위험이 심화하는 걸 막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되돌리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중대 성명’을 통해 한국이 지난 3·9·10일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공격력 사용을 준비 상태에 두고 최후통첩으로 엄중히 경고한다”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북한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배경에 취약한 체제 내부를 결집하고 주민을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서방과 대립하면서 북한과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의 주장을 토대로 한국 정부에 비판 메시지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평양에서 정상회담한 뒤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전방위적인 협력을 약속했으며, 무기 거래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