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국빈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병했다는 의혹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현재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와 발언들을 했다”며 “현재 그러한 부분들을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라이더 대변인은 “그러한 보도를 확인하거나 확증할 수는 없다”면서도 “만약 사실이라면 그것은 러시아와 북한간 협력관계가 심화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러시아가 전장에서 처한 상황, 러시아가 처하게 된 끔찍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전선에서 러시아의 사상자는 매우 심각하며, 60만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것은 우리가 계속 주시해야 할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러시아가 병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으로부터 병력을 지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임시 점령지(러시아군이 차지한 영토)에 전술 요원과 장교를 파견했다는 정보를 수집했다”며 “북한은 자국 영토에서 (추가로) 군인 1만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나 러시아로 아직 보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뤄터 사무총장은 “북한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이란, 러시아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군인이 이 전투에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북한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군 참전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방위산업 동맹 강화 관련 세미나에서 “우리는 여전히 정보를 분석 중이며 북한군이 전장에 있는지, 전선에 몇명이나 있는지에 대한 확인된 정보는 아직 없다”며 “파병이 이미 이뤄졌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이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여러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와 북한은 거의 군사 동맹에 버금가는 협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추가 파병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를 지낸 콘스탄틴 돌고프 전 연방평의회(상원) 의원은 전날 공개된 자국 매체 브즈글랴트와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조차도 이에 동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